공시 제목만 보고 우선순위 정하기: 다섯 개 키워드와 공급계약 비율 계산
DART에는 하루에도 수백 건의 공시가 올라옵니다. 보유 종목 몇 개만 챙겨도 한 달이면 수십 건이 쌓입니다. 전부 읽는 것은 불가능하고, 전부 무시하면 중요한 것을 놓칩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제목만 보고 우선순위를 나누는 기준입니다. 공시 제목은 자유 문구가 아니라 정해진 서식명을 따르기 때문에, 제목의 몇 단어만으로도 성격을 상당히 정확히 분류할 수 있습니다.
즉시 열어야 하는 다섯 개 키워드
주주의 지분 가치나 회사의 현금 흐름을 직접 바꾸는 공시는 다음 다섯 갈래로 압축됩니다. Stock24Live의 공시 레이더도 이 분류를 기준으로 안내 문구를 붙입니다.
- 전환사채 · 신주인수권부사채 — 지금이 아니라 나중에 주식 수가 늘어납니다. 전환가액, 전환청구 시작일, 발행 대상을 봐야 합니다.
- 유상증자 — 지금 주식 수가 늘어납니다. 배정 방식(주주배정/3자배정), 할인율, 자금 용도가 핵심입니다.
- 자기주식 — 주식 수가 줄거나(소각), 유통량이 줄거나(취득), 다시 늘어납니다(처분). 세 단어 중 무엇이 붙었는지가 전부입니다.
- 영업(잠정)실적 · 정기보고서 — 이익의 방향입니다. 잠정치인지 확정치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 단일판매ㆍ공급계약 — 미래 매출입니다. 뒤에서 따로 다룹니다.
반대로 제목만 보고 넘겨도 되는 유형도 분명히 있습니다. "기업설명회(IR) 개최(안내공시)", "배당락 기준가격 안내", "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 운영현황", "주식선물·주식옵션 가격제한폭 확대요건 도달" 같은 것들입니다. 마지막 항목은 특히 헷갈리는데, 회사가 낸 공시가 아니라 파생상품 시장의 자동 안내입니다. 주가가 크게 움직였다는 사후 기록일 뿐 새 정보가 아닙니다.
'(정정)'이 붙은 공시는 우선순위를 올린다
제목 앞에 (정정)이 붙어 있으면 이미 나갔던 공시의 내용이 바뀐 것입니다. 정정 공시는 원문에 변경 전후를 나란히 표시해 주므로, 무엇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확인하기 쉽습니다. 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이 조정됐거나, 공급계약 금액이 변경됐거나, 잠정실적이 수정된 경우가 여기 해당합니다. 새 공시보다 정정 공시가 더 중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시장이 이미 첫 공시로 판단을 마쳤는데 전제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공급계약 공시: '최근 매출액 대비 비율'이 핵심 필드
"단일판매ㆍ공급계약 체결" 공시는 수주 뉴스로 자주 인용되지만, 금액만 보면 크기를 가늠할 수 없습니다. 다행히 이 공시 서식에는 계약금액을 최근 매출액과 비교한 비율이 필수 기재 항목으로 들어 있습니다. 이 한 줄이 판단의 8할입니다.
계산 예시로 보면 이렇습니다. 최근 연매출 2,000억원인 회사가 500억원 계약을 체결하면 비율은 25%입니다. 같은 500억원이라도 연매출 2조원인 회사라면 2.5%로,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완전히 다릅니다. 공시에 이미 계산된 값이 적혀 있으므로 직접 계산할 필요는 없지만, 그 숫자를 반드시 확인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비율 다음으로 볼 항목은 세 가지입니다.
- 계약 기간: 500억원이 1년에 나뉘어 들어오는지 5년에 나뉘는지에 따라 연간 기여도가 5배 차이 납니다.
- 계약 상대방: "비공개"로 처리된 경우가 흔합니다. 상대방을 알 수 없다면 이행 가능성 판단의 근거도 그만큼 줄어듭니다. 계열사 간 거래인지도 확인 대상입니다.
- 조건부 문구: "본 계약은 상대방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음" 같은 단서가 붙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이후 (정정) 공시로 금액이 줄거나 계약이 해지되는 사례가 나옵니다.
30일 단위로 묶어서 보면 다른 것이 보인다
공시는 한 건씩 보면 사건이지만, 한 달치를 모아 보면 패턴이 됩니다. 예를 들어 전환사채 발행 → 몇 달 뒤 전환가액 조정 → 이어지는 유상증자가 나타난다면, 이 회사는 자금 조달을 반복하고 있고 기존 주주의 지분은 계속 희석되는 중이라는 뜻입니다. 반대로 자사주 취득 결정 → 취득 결과보고서 → 소각 결정이 순서대로 나온다면 주주환원 정책이 실제로 집행되고 있다는 기록입니다. 개별 공시의 호재·악재를 판정하는 것보다, 연쇄를 보고 회사의 습관을 읽는 것이 실질적으로 더 유용합니다.
① 제목에서 위 다섯 키워드와 (정정) 여부만 스캔 → ② 해당하는 것만 원문을 열어 숫자 필드(전환가액, 할인율, 매출액 대비 비율, 취득 금액) 확인 → ③ 한 달치를 모아 연쇄가 있는지 확인. 나머지는 넘겨도 됩니다.
직접 확인하려면
내 종목 공시 레이더에 종목명이나 종목코드를 넣으면 최근 30일 DART 공시 목록과 관련 뉴스 제목을 함께 볼 수 있고, 위 다섯 키워드에 해당하는 공시에는 확인할 항목 안내가 붙습니다. 각 공시 유형의 항목별 해설은 전환사채, 유상증자, 자사주, 실적 가이드에서 실제 공시 사례와 함께 다룹니다.
이 글의 기준과 출처
본문의 공시 제목 유형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와 한국거래소 공시 서식에서 쓰이는 실제 명칭입니다. 공급계약 비율 계산(25%, 2.5%)은 산식을 설명하기 위한 계산 예시이며 특정 기업의 수치가 아닙니다. 개별 공시의 정확한 항목과 최신 서식은 아래 원문에서 확인하세요.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